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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보감

조기의 유래, 효능, 쓰임

by 원룸에 놀러와 주인장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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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조기
맛 좋고, 기운 돕고, 소화 잘되는 비ㆍ위장의 생선


  윤기가 흐르는 흰쌀밥에 조기 반찬, 보릿고개 시절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경했던 음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기는 정과 기를 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기에 기운을 돕는다는 뜻으로 조기(助氣)라 부르는데, 고기의 색이 노랗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황어(魚) 또는 황화어(黃花魚)라고 합니다.

 

굴비라는 이름이 붙은 연유
  굴비라는 이름은 고려 인종 임금 때 귀양을 떠난 이자겸으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이자겸은 고려 때의 대표적인 외척 출신으로서 둘째 딸을 예종 임금에게 시집보내 왕의 장인이 되었습니다. 예종이 병으로 위독해지자 14살의 어린 아들이 왕위에 오르도록 힘을 써서 인종이 되게 했고, 결국 외조부로서 정권을 독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자신의 셋째ᆞ넷째 딸을 나란히 인종에게 혼인시켰습니다. 인종은 2명의 이모와 결혼한 셈인데, 아무리 근친혼이 성행한 고려 왕실이라고 해도 이모와의 혼인은 상당히 무리한 것이었지요. 
  이자겸은 인종의 외할아버지이면서 장인 자리까지 차지하고서 권력을 마구 휘둘렀습니다. 스스로를 국가의 중대사를 처리하는 직책인 지군국사로 칭하고 뇌물을 받고 관직을 팔며 사사로이 송나라에 사신을 보내 표(表)를 올리고 토산물을 바치는 등 국왕처럼 행동했습니다.

 

엄청난 권력을 누리던 이자겸은 어떻게 귀양을 가게 되었을까?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권력을 누리던 이자겸의 방자함이 도를 넘자, 청년이 된 인종은 이자겸을 제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했습니다. 그런데 이자겸이 이를 제압하고 임금을 압박하여 나라의 모든 일을 관리하게 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이자겸의 난'입니다.
  이자겸은 왕과 같은 권세를 누리면서 십팔자득국(十八子得國), 즉 이(李) 씨가 나라를 얻는다는 도참설을 퍼뜨리며 인종을 독살하고 왕위를 찬탈하려고 했지요. 그러나 결국 인종을 따른 척준경에게 진압되어 유배를 갔습니다. 욕심이 도를 지나친 셈이지요. 귀양 간 곳이 바로 전라도 영광 법성포였습니다.

 

이자겸이 영광으로 귀양을 가는 바람에 알려진 굴비
  이자겸은 영광에서 해풍에 말린 조기를 처음 먹었는데, 그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개경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탁월한 맛이었지요. 그래서 이자겸은 자기가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인종 임금에게 진상품으로 보내면서 '굽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굴비(屈非)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비록 귀양살이를 하고 있지만 절대로 굴복하거나 비굴하게 꺾이지는 않겠다는 의미로서 기개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지요.
  조기도 다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산란 직전에 잡은 것이 알이 비대하고 지방이 많아 맛이 좋습니다. 조기는 제주도 서남방과 중국 상하이 동쪽의 동지나해에서 월동한 후 매년 3월에 산란을 위해 떼를 지어 북쪽을 향해 회유를 시작합니다. 중간 회유 유역인 법성포 앞바다에서 잡히는 알배기 참조기를 말린 오사리 굴비가 최상품이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궁중 진상품으로 유명하지요.

 

조기는 우리 몸에 어떻게 좋기에 값비싼 고급 생선일까?
  값비싼 고급 생선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첫째, 뭐니 뭐니 해도 맛이 좋아야 합니다. 조기가 맛이 좋다는 것은 다들 아는 사실입니다. 둘째, 기운이 나게 하는 효능이 있어야 합니다. 조기는 기운을 돕기에 조기(助氣)입니다. 그래서 허약한 사람에게 좋은데, 큰 병을 앓은 뒤나 산후의 회복에 좋습니다. 셋째,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입맛이 나야 합니다. 조기는 색이 노랗기 때문에 황어 황화어라고 하는데, 한의학에서 노란색은 주로 비.위장에 작용하므로 소화가 잘되고 입맛을 나게 합니다. 특히 여름철 입맛을 살리는 데 좋은 반찬이 되지요. 게다가 조기는 달고 짠맛에 성질이 따뜻하므로 몸이 냉한 사람이 먹으면 비위장이 따뜻해져서 소화 기능이 좋아지고 대변이 붉거나 설사가 나오는 것을 멎게 해줍니다.

  조기에는 칼슘·철·비타민 B1·B2 등이 고루 들어 있습니다. 특히 신선한 조기 1kg당 요오드 120mg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조기의 또 다른 효능은?
  정력에 좋습니다. 신장의 허약을 보하고 정을 보충하며 정액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효능도 있으므로 남성에 좋은 식품이지요. 신장을 강하게 하므로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약하며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경우에도 좋습니다. 특히 조기의 뱃속에 있는 부레, 즉 공기주머니는 정을 보강하는 효능이 뛰어납니다.
  아침에 발기를 일으킨다고 해서 조기(起)라고도 합니다. 조기가 정을 보충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식경(經)》에는 설사를 멈추게 하고 시력을 좋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킨다고 했습니다.

 

한약으로 쓰이기도 하는 조기
  조기의 다른 이름으로 석수어(石首魚)가 있는데, 머리에 이석(石)이 2개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돌은 응어리를 풀어주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염증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한방에서 소변 볼 때 통증이 있으면서 시원찮게 나오는 병을 통틀어 임증(淋證)이라고 하는데, 신장과 요로에 돌이 들어 있는 요로결석이 석림(石淋)입니다. 조기에 있는 돌은 바로 석림의 치료제로 쓰이며, 중이염과 비염에도 좋습니다. 가루를 내어 먹으면 됩니다.
  사실 조기는 돌이 아니어도 한약이나 마찬가지로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신장의 기가 허약해서 생긴 요통·어지럼증·귀에 소리가 나는 이명증 산후 허약산모의 젖 부족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조기는 어떤 사람에게 좋을까?
  따뜻한 성질이므로 몸이 냉한 사람이 먹으면 비위장이 데워져서 소화 기능이 좋아지고 입맛이 돌며 대변이 묽거나 설사가 나오는 것을 멎게 해줍니다. 허약한 사람에게 좋은데, 특히 출산을 한 뒤나 질병을 앓은 뒤에 회복식으로 좋습니다. 이외에도 눈을 밝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조기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은?
  조기는 풍기를 일으키고 습기와 담을 생겨나게 하는데, 풍과 담은 한의학에서 중풍이나 고혈압·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의 주된 원인이 됩니다. 그러므로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이 함부로 많이 먹어서는 안 되겠지요. 조기를 많이 먹으면 부스럼이 생기고 열을 일으키므로 열이 많거나 변비가 있거나 과민 체질로 피부병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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